세월과 함께 달리기는 나에게 무엇보다도 꾸준한 동반자가 되었다. 벌써 세 해가 지났다. 첫 해의 그 열정은 이제 조금 잦아들었고, 대신 마음이 무겁거나 생각이 많아질 때, 나는 자연스럽게 운동화를 찾게 된다. 달리기의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시작의 부담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운동화 한 켤레와 조금의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지 그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다. 이 단순함이 어쩌면 다른 운동에서 찾기 힘든, 달리기만의 특별한 매력일지도 모른다.
달리기를 통해 내가 얻게 된 것들은 생각보다 많다. 메달 수집은 그 중 하나이다. 춘천마라톤, JTBC 마라톤과 같은 대회는 물론, 메이저 대회에서의 경험까지. 나는 이제 10km 마라톤을 달릴 수 있는 체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전의 나는 1km를 뛰는 것조차 버거워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10km 정도라면, 조금의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달릴 수 있는 체력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내게 매우 큰 자부심을 준다.
체중 관리에 있어서 달리기는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적절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은 체중을 감량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1년 차에는 거의 10kg에 가까운 체중을 줄일 수 있었다. 물론 식단 관리도 함께 했지만, 한 번 체중을 줄인 이후에는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체중이 조금 늘어나는 것 같을 때면, 다시 달리기를 통해 체중을 조절할 수 있었다. 달리기는 그런 면에서 체중 관리에 아주 훌륭한 도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들어 달리기에 대한 열정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몇 주 동안 열심히 달리다가도, 갑자기 의욕을 잃어버리는 순간들이 있다. 매년 나에게 주어진 도전은 하프 마라톤이나 풀 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과연 어떨지, 스스로에게 다른 방식의 동기부여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
달리기는 나에게 단순한 운동을 넘어서, 삶의 일부가 되었다.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나를 변화시켜온 힘이 되었다. 달리면서 나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때로는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리고 가끔은, 달리기가 나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 길을 따라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 앞으로 나와 달리기가 함께할 이야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