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딥러닝 본문을 읽다 보면 2장·4장에서 “기울기”가, 3장·4장에서 “(시그마)“가 갑자기 튀어나온다. 처음 보면 무섭다. 하지만 걱정 마라. 이 기호들은 사실 초등학교 산수로도 이해할 수 있는 아주 단순한 약속이다. 이 부록에서 딱 필요한 만큼만, 작은 숫자로 손으로 따라가며 하나씩 떼어 보자. 다 읽고 나면 본문의 수식이 더는 겁나지 않는다.

변수란 무엇인가 — 값이 바뀌는 상자

먼저 “변수”부터. 어려운 말 같지만 그냥 값을 담는 상자다. 상자에 이름표를 붙여 놓고, 그 안에 숫자를 넣었다 뺐다 한다.

예를 들어 사탕 개수를 라는 상자에 담는다고 하자.

  • 사탕이 3개면
  • 사탕이 5개면

여기서 는 “엑스”라고 읽는다. 상자 안 숫자는 바뀔 수 있다. 그래서 “하는 ”, 변수라고 부른다.

반대로 항상 똑같은 숫자, 예를 들어 3이나 100처럼 절대 안 바뀌는 값은 “상수”라고 한다. “항상 그대로인 수”라는 뜻이다.

왜 굳이 상자에 이름을 붙일까? 아직 숫자가 정해지지 않았어도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탕이 개 있는데 2개 더 받으면 개가 된다”라고 하면, 가 3이든 5이든 한 문장으로 다 설명된다. 편하다.

헷갈리기 쉬워요 , 같은 알파벳은 어렵다는 신호가 아니다. 그냥 “숫자를 담을 빈 상자”에 붙인 이름표일 뿐이다. 무서워할 것이 하나도 없다.

이것만 기억하자: 변수는 숫자를 담는 상자이고, 는 그 상자에 붙인 이름표다.

함수는 “입력 넣으면 출력 나오는 상자”

이제 함수다. 이것도 어려운 말 같지만, 입력을 넣으면 정해진 규칙대로 출력을 내주는 상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판기와 똑같다. 500원을 넣으면 음료수가 나오는 것처럼, 숫자를 넣으면 다른 숫자가 나온다.

규칙이 “넣은 숫자의 2배를 돌려준다”인 상자를 생각해 보자. 이걸 수학에서는 이렇게 쓴다.

이건 “와 같다”라고 읽는다. 뜻은 이렇다. 상자에 를 넣으면, 2를 곱한 값이 로 나온다.

직접 넣어 보자.

  • 을 넣으면 →
  • 을 넣으면 →
  • 을 넣으면 →

3을 넣으면 6이 나온다. 규칙(2배)만 알면 어떤 숫자를 넣어도 결과를 알 수 있다.

규칙이 꼭 곱하기일 필요는 없다. “넣은 숫자에 1을 더한다”는 상자라면 이고, 을 넣으면 가 나온다.

가끔 함수를 라고 쓰기도 한다. “에프 엑스”라고 읽고, “를 넣는 함수 상자”라는 뜻이다. 라고 쓰면 와 똑같은 말이다. 이때 은 “3을 넣으면 6이 나온다”는 뜻이다.

헷갈리기 쉬워요 의 괄호는 곱하기가 아니다! 곱하기 가 아니라, “라는 상자에 를 넣는다”는 표시다. 자판기 투입구라고 생각하자.

이것만 기억하자: 함수는 입력을 넣으면 규칙대로 출력을 내주는 상자다. 는 “2배로 만들어 주는 상자”다.

좌표평면과 그래프 — 숫자를 그림으로

함수를 숫자 표로만 보면 답답하다. 그림으로 그리면 한눈에 보인다. 그 그림을 그리는 도화지가 좌표평면이다.

좌표평면은 가로줄과 세로줄이 십자로 만나는 모눈종이다.

  • 가로줄을 이라고 한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숫자가 커진다.
  • 세로줄을 이라고 한다. 위로 갈수록 숫자가 커진다.
  • 두 줄이 만나는 한가운데를 원점이라 하고, 여기가 이다.

이 도화지 위 한 점은 숫자 두 개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은 “가로로 3칸, 세로로 6칸 간 자리”라는 뜻이다. 앞 숫자가 가로(), 뒤 숫자가 세로()다. 순서가 중요하다.

이제 아까 함수 를 점으로 찍어 보자. 표를 만들면 이렇다.

00
12
24
36

이 점들을 좌표평면에 찍어 보자. , , , … 이렇게 찍으면 점들이 한 줄로 나란히 놓인다. 그 점들을 자로 이으면 곧은 직선이 된다.

이렇게 함수를 좌표평면에 그린 그림을 그래프라고 한다. 의 그래프는 오른쪽 위로 쭉 올라가는 직선이다.

가 1 커질 때마다 는 2씩 커진다는 걸 표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얼마나 가파르게 올라가는가”가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이것만 기억하자: 그래프는 함수를 좌표평면 위에 점으로 찍어 이은 그림이다. 는 오른쪽 위로 올라가는 직선이 된다.

기울기 = 세로 변화 ÷ 가로 변화

그래프가 얼마나 가파른지를 숫자 하나로 나타낸 것이 기울기다. 미끄럼틀을 떠올리자. 완만한 미끄럼틀도 있고, 아찔하게 가파른 미끄럼틀도 있다. 이 “가파른 정도”가 기울기다.

기울기를 구하는 방법은 딱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위로(또는 아래로)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옆으로 얼마나 움직였는지로 나눈 값이다.

계단으로 생각하면 더 쉽다. 한 칸 옆으로 갈 때 얼마나 위로 올라가느냐다.

  • 옆으로 1칸 갈 때 위로 1칸 올라가면 → 기울기
  • 옆으로 1칸 갈 때 위로 2칸 올라가면 → 기울기 (더 가파르다)
  • 옆으로 2칸 갈 때 위로 1칸 올라가면 → 기울기 (더 완만하다)

기울기 숫자가 클수록 가파르고, 작을수록 완만하다.

아까 그래프로 확인해 보자. 가 1에서 3으로 갈 때(가로로 2칸), 는 2에서 6으로 간다(세로로 4칸). 그러면

기울기가 2다. 사실 에서 앞에 붙은 숫자 2가 바로 기울기다. 그래서 “가 1 늘 때 가 2씩 는다”는 말과 딱 맞는다.

내려가는 미끄럼틀은 어떨까? 옆으로 갈 때 아래로 내려가면 세로 변화가 마이너스라서 기울기도 마이너스가 된다. 예를 들어 옆으로 1칸 갈 때 아래로 1칸 내려가면 기울기는 이다. 기울기의 부호(플러스/마이너스)만 봐도 올라가는 길인지 내려가는 길인지 알 수 있다.

헷갈리기 쉬워요 나누는 순서를 헷갈리지 말자. 항상 세로가 위, 가로가 아래다. “세로 나누기 가로”다. 반대로 하면 안 된다.

이것만 기억하자: 기울기는 세로 변화 ÷ 가로 변화이고, 그래프가 얼마나 가파른지를 나타내는 숫자다.

변화율의 직관 — 속도가 곧 변화율이다

방금 배운 기울기를 다른 말로 하면 변화율이다. “무언가가 얼마나 빨리 변하는가”를 나타내는 값이다. 이름만 다르지 생각은 똑같다.

가장 친근한 예가 속도다. 속도는 이렇게 구한다.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다. 이것도 “세로(거리) 나누기 가로(시간)“와 똑같은 모양이다. 즉 속도는 시간에 대한 거리의 변화율이다.

숫자로 보자. 어떤 사람이 2시간 동안 6km를 걸었다면,

1시간에 3km씩 나아간다는 뜻이다. 이걸 그래프로 그리면, 가로축을 시간, 세로축을 거리로 놓았을 때 기울기가 3인 직선이 된다. 속도가 빠를수록 그래프가 가파르다. 속도가 곧 기울기이고, 기울기가 곧 변화율이다.

한 걸음 더 가 보자. 만약 걷다가 뛰다가 해서 속도가 계속 바뀐다면? 그럴 땐 “지금 이 순간의 속도”를 알고 싶어진다. 자동차 속도계가 딱 그걸 보여 준다. 아주 짧은 순간에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재는 것이다. 이렇게 “지금 이 순간의 변화율”을 구하는 것이 나중에 배울 미분이다. 지금은 “미분 = 순간의 기울기, 순간의 속도”라고만 알아 두면 충분하다. 무섭지 않다. 이미 우리가 아는 속도 이야기다.

이것만 기억하자: 변화율은 기울기의 다른 이름이고, 가장 친숙한 예가 “속도 = 거리 ÷ 시간”이다.

시그마 표기 — “다 더해라”는 약속

마지막으로 딥러닝 본문에 자주 나오는 무섭게 생긴 기호 하나를 떼자. 바로 이다.

은 **“시그마”**라고 읽는다. 그리고 뜻은 아주 단순하다. **“쭉 다 더해라”**는 명령이다. 그게 전부다. 옛날 그리스 글자 S(Sum, 합의 앞글자) 모양에서 왔다고 생각하면 외우기 쉽다.

예를 들어 상자 세 개에 숫자가 들어 있다고 하자. 이걸 , , 라고 쓴다. 아래 붙은 작은 숫자를 “번호표”라고 생각하면 된다. ” 1번, 2번, 3번”이다. 읽을 때는 “엑스 원, 엑스 투, 엑스 쓰리”라고 한다.

이 셋을 다 더하고 싶으면 이렇게 쓸 수 있다.

무섭게 생겼지만 읽는 법만 알면 쉽다. 하나씩 뜯어 보자.

  • 밑에 있는 → “번호를 1번부터 시작해라”
  • 위에 있는 → “3번까지 하고 멈춰라”
  • 오른쪽 → “그동안 이 번호짜리들을 (다 더해라)”

그러니까 전체를 말로 풀면 “의 1번부터 3번까지 몽땅 더해라”가 된다. 결과는 . 딱 그것뿐이다.

진짜 숫자를 넣어 보자. , , 이라고 하면,

그냥 다 더해서 10이다. 하나도 안 어렵다.

조금 더 연습해 보자. 이번엔 번호를 2번부터 시작해 보자. 는 “2번부터 3번까지 더해라”이므로 이다. 밑에 붙은 숫자만 바꾸면 어디서부터 더할지가 정해진다. 규칙은 언제나 똑같다 — 번호대로 하나씩 더한다.

왜 이런 기호를 쓸까? 더할 것이 100개, 1000개면 어떨까? 이라고 쓰기 귀찮다. 그럴 때 라고 짧게 쓰면 “1번부터 1000번까지 다 더해라”가 한 줄로 끝난다. 은 긴 덧셈을 줄여 쓰는 약속일 뿐이다.

헷갈리기 쉬워요 을 보면 “복잡한 계산”이 아니라 “그냥 덧셈”을 떠올리자. 밑과 위 숫자는 “몇 번부터 몇 번까지” 더할지 알려주는 안내판이다. 겁먹지 말고 번호대로 하나씩 더하면 된다.

이것만 기억하자: (시그마)는 “다 더해라”는 뜻이고, 밑과 위 숫자는 “몇 번부터 몇 번까지”를 알려준다.

이건 본문 어디서 쓰나

여기까지 왔으면 밑바닥 딥러닝 본문의 절반은 안 무섭다. 정리하면 이렇다.

  • 기울기 / 변화율 → 2장(퍼셉트론이 선을 그을 때 그 선의 기울기), 그리고 4장(신경망을 학습시킬 때 “이 방향으로 조금 바꾸면 오차가 얼마나 줄어드나”를 재는 기울기)에서 핵심으로 쓰인다. 4장의 “경사”라는 말이 바로 이 기울기다.
  • 시그마 → 3장(여러 입력에 가중치를 곱해 다 더할 때)과 4장(손실 함수에서 여러 오차를 다 더할 때)에 계속 등장한다. 볼 때마다 “아, 다 더하라는 거구나” 하면 된다.

이 두 가지만 손에 익어도 본문 수식이 훨씬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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